
고남면 운여해수욕장 일대의 도유지가 규사채취 후 복구되지 않은 채 습지(사진의 우측)로 남아 해일피해를 입어 아수라장이 된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.
[태안] 태안군 안면도 일대 해변이 20여 년간의 규사 채취 후유증으로 해변 바닥이 급격히 내려앉거나 해일에 버티지 못한 채 무방비 상태로 피해를 입는 등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.
문제의 장소는 고남면 장곡리 소재 운여해수욕장 일대로 H유리가 1980년경부터 2001년도까지 20여 년간 규사를 채취한 수 만평의 임야로 도유지가 대부분이다.
H유리는 안면도의 대표적인 규사광구인 이곳에서 20년 넘게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양의 규사를 채취하고도 정상적인 복구작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.
고남면 장곡리 주민들에 따르면, 규사채취 후 복구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해수면과 근접한 상당면적이 습지로 남아 있어 해일이나 태풍이 올 경우 피해가 심각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.
실제로 장곡 3리 소재 운여해수욕장 일대에는 H유리가 20여 년간 규사를 채취한 후 매립치 않아 양어장 또는 습지로 남아있는 임야가 수 천 평에 달하고 있다.
그런데 이곳에 지난 3월31일 해일이 일면서 바닷물이 해수면과 접한 부분의 임야(폭 10m 가량)를 밀어붙여 습지부분까지 갯물이 밀려드는 피해가 발생했다.
바닷물이 임야를 덮치면서 수 십 그루의 소나무가 뿌리째 뽑혀 부러지고, 습지주변의 소나무 수백그루가 염해를 입어 빨갛게 고사된 상태다.
또 호안공사를 마친 수 백 미터의 석축은 대부분 침하되고, 일부는 파손된 채 볼성 사나운 모습으로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.
인근 주민 강모씨는 “한국유리가 20년 넘게 이곳에서 높이가 6~7m에 달할 정도의 엄청난 양의 규사를 파가고도 흙으로 단 1미터도 매립치 않는 등 복구작업을 하지 않아 장곡리 일대 해변이 심하게 침하되어 요즈음 들어 재앙으로 나타나고 있다”며 “이 일대의 습지를 계속 방치할 경우 추가 피해가 우려 된다”고 말했다.
또 주민 정모씨는 “충남도나 태안군이 해당 습지지역 복구에 필요한 예산을 원인 제공자인 한국유리 측에 청구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”고 주장했다.
한편 충남도 휴양림관리사무소와 태안군 관계자는 “한국유리가 이미 오래전에 안면도에서 철수한 상태이고, 이 일대 습지 매립 등 복구공사를 하자면 사업비 또한 만만치 않아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 지 난감할 뿐”이라고 말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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